• [슈내/캐스딘] 드래곤 캐스 X 늑대인간 딘

    2023. 11. 20.

    by. 시두스

    키워드: 드래곤 캐스, 늑대인간 딘, 집착광공 캐스, 세뇌당한 딘, 친구에서 연인으로, 할리킹

    분량: 공백포함 약 9,100 자

    트위터에 풀던 썰이 길어져서 갠홈으로 옮깁니다. 재밌게 봐주세요 :3~~

     

     


     

    계급 탑 캐스랑 계급 밑바닥 딘은 어떻게 먹어도 진짜 맛있는 것 같다……

    딘은 나름대로 평온하게 시비 거는 새끼들 쥐어패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데, 딘 졸졸 따라다녀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림 너는 드래곤이고 나는 늑대인간 축에도 안 끼워주는 개새끼야!! 이런 대사 하면서 캐스 떨어뜨리려고 하는데 캐스는 역시나 딘 개무시하면서 그래서? 널 강아지처럼 키워달라는 건가? 말만 해라 다 들어주마. ㅇㅈㄹ함 딘한테 아방한 척 내숭 부리지만 속에는 시꺼먼 구렁이들이 득실거리는 능글공 드래곤 캐스 태어날 때부터 다이아몬드 수저 물고 태어났으면 당연히 속이 시꺼메야 하는 것이다 하라구로 캐스 짱~(저기요)

    둘이 사는 세계가 월등히 다른데도 소꿉친구인 건 딘이 꼬꼬마 때 개 산책시키고 이웃집 마당 잔디 깎으면서 한 푼 두 푼 돈 모으고 다닐 때 하필 딘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길로 차 타고 가던 캐스가 딘 발견하고 멈춰봐, 해서 내려서 땀 뻘뻘 흘리면서도 달려드는 개 안 뿌리치고 아 간지러워 자식아ㅋㅋ 하는 딘을 보고 쟤는 내 거라고 정했기 때문임. 그날 갑자기 딘 앞집에 멀쩡히 살던 하피 부부 내쫓고 무작정 이사 들어온 캐스는 서민 코스 하면서 딘이랑 소꿉친구 루트 타고 초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서민 코스 때려치우고 자기 사는 세계에 딘 끌고 감. 딘은 그냥 평범하게 집 근처 공립 중학교 가려고 했는데 캐스가 우울한 갱얼지 표정 지으면서 부모님이 고른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그짓말입니다 애기 때부터 파티에서 보아온 부모 친구 자식들 다닙니다) 외로운 나를 위해 여기 다니면서 나랑 친구해줄 거지? 8ㅅ8 이렇게 딘을 꼬심. 순진한 딘은 그 꼬임에 넘어가서 헐! 너 친구없음 어캐?! 너 숫기 없어서 친구 못 만들자나. 내가 가주께! 하고 덜컥 수락함.

    그렇게 드래곤을 뒷배로 단 한 푼도 안 내고 초고급 보딩스쿨에 다니게 되는 딘. 자기 학비 캐스 장난감 유지보수비로 빠져나가는 거도 모르고 이렇게 좋은 학교가 공짜일 수가 있나…… 하면서 고등학교까지 에스컬레이터로 쭉 다님.

    고오급 최상류층 학교 기숙사라 키친넷하고 방마다 인수트 욕실이 딸린 투룸 아파트를 둘이 쓰는데 보통 한 방에 한 명씩 쓰는데 캐스딘은 하나는 침실 하나는 공부방으로 씀. 캐스가 방을 왜 같이 쓰겠냐고 방을 공유하는 경험을 하라고 그런 거라고 입 털어서 순진한 서민 딘은 제대로 낚였음. 딘은 그 말 듣고 근데 그럼 공부방에 화장실이 있는 거야? 왜? 하고 아주 합당한 질문을 했는데 캐스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공부하다가 화장실 가고 싶다고 방 밖으로 나가면 흐름 끊기잖아 이런 모범생 답변해서 할 말 없어진 딘은 그, 그래? 그런가? 네가 말하는 게 맞겠지…… 하고 캐스랑 같은 방에서 자게 됨. 침실은 또 캐스가 자기 도련님인 거 티 내서 한창 자라는 성장기 소년이라곤 하지만 슈퍼싱글이 작을 리 없는데 자긴 퀸 아래에선 자본 적 없다고 딘 침대랑 붙여서 한 침대처럼 쓸 듯. 그리고 이건 사실임. 흑심이 가득 담겨있긴 하지만 사실임. 솔직히 초고급 학교에서 제공하는 슈퍼싱글이 그렇게 작을 리가 없고 아예 못 잘 만하지도 않은데 붙여서 쓰면 넓게 쓰고 딘도 껴안고 잘 수 있는데 왜 따로 자야 함? 기왕 방도 같이 쓰는데 더 욕심부려 ㅇㅇ 하고 딘한테 진실을 말해주지 않음…

    서민 딘은 난생처음 겪는 부자 생활의 향연에 어리바리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캐스의 부내에 정신 못 차리고 첫날부터 캐스한테 안겨서 캐스 가슴팍에 등 붙인 자세로 눈만 끔뻑임. 원, 원래 부자들은 이런가? 너무 개방적인 거 아냐?? 하면서 날밤 지새웠지만, 잠 못 자는 건 첫날에만 그렇고 다음 날부턴 빨빨거리면서 기숙사 돌아다니면서 캐스 잘 부탁한다고 모두에게 말 걸고 다녀서 지쳐서 걍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 드래곤인 캐스가 뒤에 서 있어서 애들이 말 걸어주는지도 모르고 자기가 매력 있어서 다들 친하게 대해주는 거라 착각하면서 사는 친화력 만렙 김디노. 그렇게 오해하는 딘은 귀여운데 은근슬쩍 딘 눈독 들이는 놈들 눈에 띄어서 빡치는 캐스. 매일밤마다 일부러 더 꽉 껴안고 자서 자기 페로몬 잔뜩 묻히고 내보냄.

    딘 잡종이라지만 늑인이라 체온 높고 캐스 냉혈동물인 드래곤이라 아침엔 저체온 저기압이라서 딘은 이미 한참 전에 일어났는데 자기는 못 일어나겠다고 투정 부리면서 딘 꽉 껴안고 안 놔줘서 둘이 1교시 많이 지각할 듯. 캐스가 춥다고 안 일어나려고 해서 겨울엔 아예 2교시까지 비우고 시간표 짬. 파충류의 비애. 딘은 캐스 시간표에 맞춰서 자기 시간표가 짜지는 걸 한 번도 이상하게 생각 못 했을 듯 다른 과목을 들어도 같은 스케줄이어야 밥도 같이 먹고 공부도 같이 하고 방에도 같이 들어가지 칭구칭구는 원래 이렇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을 듯.

    중고딩 6년간 같이 살면서 캐스한테 완전 길들여져서 캐스한테 안 된다는 말 못하는 딘. 대학 갈 때도 캐스가 가라는 데 얼레벌레 갈 듯. 보딩스쿨 다니는 동안 방학 때도 거의 캐스네 집으로만 가서 가족들 잘 못 보는 게 좀 슬펐어서 졸업하고는 가족들이랑 가깝고 단란하게 살려고 적당히 캔자스 주립대 가려고 했을 것 같다. 근데 캐스도 뭔 소리냐고 나랑 가까운 대학 가야 하지 않냐 그러고 카운셀러 선생님도 ??? 기껏 우리 학교를 왔는데 캔자스 주립대를 간다고? 왜? 다시 생각해보렴. 이런 반응이라 엄청 기죽음. 가족이 거기 살아서 가고 싶은데… 안, 안 되나요? 하면 굉장히 떨떠름한 얼굴로 너도 이 명문 셜리 보딩스쿨을 6년 다녀서 알겠지만, 우리 학교 학생 대부분은 아이비리그를 노린단다. 특이한 아이들 몇몇이 메사추세츠를 노리지. 하고 좀 짜증난 목소리로 말함. 다른 학생이었면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했을 텐데 딘은 캐스 뒷배 없으면 못 들어왔을 완전 charity 케이스라 부자 아이들 다루면서 억지로 스트레스 참고 다정하게 웃던 걸 깨고 딘한텐 막 대하는 거임ㅋㅋ 그러면 딘은 말문이 막혀서 앗…… 그렇지만 제가 그런 학교를 노리고 그럴 성적은 안 되지 않나요……? 쭈뼛쭈뼛 물어보고 쌤은 딱히 반박도 안 함 그냥 흠… 그래 그렇구나… 하지만 아깝지 않니? 모처럼 이곳을 다녔으니 말이다. 잘생각해보렴. 하고 내보냄ㅋㅋㅋ

    대학 다들 가니까 가긴 해야지 이런 식으로 안일하게 생각했던 딘은 뜻밖의 현실에 멘탈 털려서 비척비척 캐스랑 쓰는 기숙사 방으로 돌아왔다가 캐스가 공부하는 거 보고 어캐 이럴수가 있냐고 넌 사람도 아니라고 땍땍거리다가 침실 가서 침대에 풀썩 쓰러짐. 그러면 곁눈질로 딘 보던 캐스는 한숨 쉬면서 또 내 강아지가 왜 삐졌나, 하고 달려주려고 침실 따라감.

    침대에 엎어져서 ‘나 삐졌소’를 온몸으로 말하는 딘이 가족이랑 가까이 있고 싶어서 캔자스 주립대 간다니까 베키쌤이 나한테 어떻게 그런 학교에 갈 수가 있냬ㅠㅠ 하고 칭얼댐ㅋㅋ 감히 딘한테 함부로 대한 베키를 응징할지 캔자스 주립대 같은 존나 먼 학교에 가려는 걸 막아준 걸 칭찬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베키를 전근 보내는 걸로 갈음한 캐스는 난 예일대 붙었는데 너는 당연히 그 근처 대학 가야지. 캔자스는 너무 멀잖아. 내가 널 위해서 코네디컷 주립대를 알아봤는데 여기에 원서 넣자. 하고 부드럽게 나무람. 캐스네 집안이 돈 쓰면 딘도 예일대 기부 입학 쌉가능이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딘도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도망갈 수 있어서 최대한 학교 성적에 맞춰서 예일대 근처 아무 학교에나 꽂아준 거임. 그러면 또 기가 잔뜩 죽은 딘이 난 대학 다닐 땐 가족이랑 근처에 있고 싶은데…… 엄마도 내 얼굴 보고 싶대고 새미도 내 얼굴 잊어버리겠대. 하고 우물쭈물 말하면 가족들은 내가 전세기 띄워서 데리고 와 줄게. 괜찮아. 이딴 소리나 하는 캐스. 딘이 비행기 무서워하는 거 아니까 보내줄게도 아니고 데리고 와줄게ㅋㅋ

    이렇게 딘의 대학도 정해지고 둘은 대학 숙소를 알아봄. 아무리 가깝다고는 하지만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게 아니라 두 대학 사이에 있는 적당한 집을 구할 수는 없어서 각자 기숙사에 있고 딘이 주말에 예일대 넘어와서 노는 식으로 패턴이 잡힘. 그런데 초중고 같이 다니고 대학도 거의 옆 대학 다녀서 캐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다가 캐스랑 떨어지니까 네가 뭐가 특별해서 저 고고한 드래곤이 넘어갔냐고 욕도 많이 먹고 얼마나 잘하길래 그러냐고 괜히 건드려보는 놈들도 생겼겠지. 그동안 캐스의 영향력 아래에서 평온하게 살았던 딘은 너무 깜짝 놀라서 자기한테 지랄하는 새끼들을 쥐어패면서도 캐스랑 자기 사이의 거리를 체감하게 돼서 캐스하고 거리 두게 됨. 어릴 땐 순진해서 평범한 삶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친구랑 우다다 뛰어노는 게 재밌고 좋아서 캐스 무작정 따라다녔는데, 대학 들어가서 머리 굵으니까 평범한 삶이 짱이다!로 생각 바뀌어서 평범이랑은 안드로메다 운하만큼 떨어진 캐스가 자기를 자꾸 캐스의 복잡다단한 세계로 데리고 가려고 드니까 기겁하는 소시민 딘. 그러자 꼬박꼬박 주말에 놀러 와서 기숙사에 출근 도장 찍었던 딘이 거리 두니까 민감하게 알아챈 캐스가 드래곤의 집착광공 성미가 도져서 딘이 안 놀러 오면 자기가 친히 코네디컷 주립대 앞까지 마중 나가서 딘 픽업해왔는데, 그게 점점 부담스러워진 딘이 졸업을 앞두고 자기 사귀는 사람 있다고 완전히 발길을 끊으니까 집착이 폭발해서 그때부터 딘을 졸졸 쫓아다니기 시작하면 좋겠다.

    이때까지 둘은 한 번도 사귄 적 없어야 함. 서로 사귄 적도 없고 둘이 하도 붙어 다녀서 다른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었음. 심지어 딘은 자기가 캐스를 애인으로 볼 수 있다는 것도 몰랐고 캐스도 딘을 예쁜 내 늑대 정도로 애완동물에 가까운 소유권 주장만 하고 있던 터라 성욕을 느낀 적 없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늑대를 기르고 있어 ㅎㅎ 이런 생각에 뿌듯하기만 함 드래곤이 딱히 성욕이 많은 종족은 아니라서(수명이 길어서 혈기왕성한 성욕 피크 시기도 범종족적 성인인 스물부터 이백 많게는 삼백으로 길어서 그렇게 보일 뿐 성욕이 많진 않음) 오히려 딘이 약하게나마 발정기 겪어서 낑낑거리면 병 걸려서 앓는 반려동물 보는 측은함으로 오나홀 챙겨주기나 했을 듯. 근데 이제 대학 들어가고 딘이 걸두면서 변명이랍시고 나 요즘 썸타는 사람 있어 사귀기 직전이야 이러니까 이성 끊겨서 그럼 나는? 여태까지 너 뒷바라지(딘은 원하지 않음ㅋㅋ)해온 나는? 하고 퓨즈 끊기면서 딘을 성적으로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함.

    딘은 캐스가 사귀는 사람 있다고 하면 지금까지처럼 응원하고 이해해줄 줄 알았는데 갑자기 얘가 넹글 돌아서 나는? 난 너한테 안 소중해? 하니까 당황해서 그, 그럼 애인이 친구보다 더 중요하지! 하고 대답해서 캐스의 질투에 불을 지피고…… 넌 친구보다 애인이 더 중요하구나. 알겠어. 그럼 다음에 네 남자친구 좀 데려와. 얼굴 좀 보자. 하고 이 갈고 말하는 캐스에게 딘이 식은땀 뻘뻘 흘리면서도 지기 싫어서 담주에 데려갈 거라고 으름장 놓고 전화 딱 끊는데 그때부터 딘 풀어주면서 길렀던 캐스가 딘 주변 싹 조사하면서 누가 딘한테 껄떡였나 쥐잡듯이 잡을 듯ㅋㅋ

    그렇게 다음주. 딘이 지기 싫어서 애인 급조해서 갔는데 알고 보니 걔는 딘이 드래곤이랑 친하다는 거 알고 드래곤이랑 면식 좀 쌓아보려는 기회주의자였고, 딘 애인이라면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딘은 안 보고 자기한테만 관심주니까 딘이 거짓말했다고는 생각 못 한 캐스는 딘이랑 사귄다면서 자기가 드래곤이라는 이유로 자기한테 관심주는 은혜도 모르는 놈에게 빡쳐서 살인멸구하고 존재 자체를 세상에서 지워버리기 전에 꺼지라고 으르렁거려서 내쫓고 너는 눈이 나쁘고 인복이 없으니까 앞으로도 애인 사귈 일 있으면 자기한테 허락 받으라고 함. 그리고 드래곤 눈이 맛 가면 이래서 무섭다고 하는 거구나, 깨달은 딘은 이전보다 더 거리 둬서 캐스 개열받고 더 사이 서먹해짐. 이때가 딱 졸업 직전.

    졸업하자마자 딘은 캐스한테 간다는 말도 없이 캔자스로 떠버리고 딘이랑 졸업 기념 요트 여행 가려고 준비 싹 해놓은 캐스는 딘이 자기 두고 떠나서 화가 나서 360도 돌아버린 나머지 침착해져서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하고 일단 착실하게 가업 물려받을 거 물려받고 자리 잡히자마자 바로 캔자스로 날아감. 그리고 딘이 눈 돌아가는 비싼 빈티지카 고장 났다고 딘이 운영하는 카센터에 끌고 감ㅋㅋ 전혀 고장 나지 않았는데 그냥 딘 빡치라고 가는 거임. 수리할 때까지 아방한 척 딘 따라다니면서 나보다 더 좋은 사람 없을 텐데 지금 만나는 사람 없지? 너 만나준다는 사람도 없지?(당연함 캐스가 감시하고 있음 딘한테 죔이라도 흥미 보이면 바로 쳐냄) 슬슬 나랑 연애하지? 이러면서 딘 속 긁어대는 캐스. 딘은 캐스가 그럴 때마다 이새끼가 나한테 진짜 왜 이러나 싶어서 한 번에 만 달러씩 청구하는데 캐스는 꼬박꼬박 내고 팁이라고 거기에 2만달러를 더 추가해서 줌. 베이직 점검에 3만달러씩 버니까 소시민인 딘은 돌아버리려고 함ㅋㅋ

    물론 딘도 연애나 결혼에 아예 생각이 없는 건 아니라서 남들 하는 것처럼 평범하게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서 애도 낳아서 기르고 싶음. 근데 막상 캐스가 아닌 딴 사람이랑 그러고 있는 자길 생각하면 너무 이상하고 합성사진 보는 것 같아서 나, 어디 문제 있는 거 아닌가? 근데 어떻게 캐스랑 그런 짓을…… 그거 근친 아니냐고. 하고 당혹스러워함. 캐스한테 너무 의존적인 삶을 살아서 자기 삶에 캐스가 없는 걸 상상을 못하는 거임ㅋㅋ 그래서 캐스가 지멋대로 우리 서른다섯 될 때까지 결혼 안 했으면 우리끼리 하자, 이래도 그냥 거절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해서 헐. 그전까지 어떻게 사람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해? 이제 5년밖에 안 남았잖아. 하고 뭉크의 절규. 하는 딘.

    근데 서른다섯은커녕 서른 되자마자 이번엔 캐스 쪽에서 드래곤은 후계가 귀하니까 일단 순수한 핏줄을 이을 정실 부인부터 맞으라고 유럽쪽 여자 드래곤이랑 혼처 잡힘. 캐스가 흘러가는 말로 다음 주엔 못 올 것 같아 맞선 보러 가야 하거든 (당연히 거절할 생각이지만 절차라는 게 있으니) 시간을 못 뺄 것 같아. 다다음주에 보지. 이러니까 딘이 틱틱거리면서 다른 차 수리하다가 세상 무너진 표정으로 너…… 너 결혼해? 하고 물어보면 좋겠다ㅎㅎ 캐스는 어이가 없어서 내가 널 두고 왜 딴 사람이랑 결혼해ㅡㅡ 이러려다가 딘이 넘 충격받아서 안 맞는 렌치로 볼트 조이고 있는 걸 보고 마음을 고쳐먹음. 오 요거 봐라 이 상황 잘 이용해먹을 수 있겠는데, 하고 생각한 간악한 캐스는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번식률이 낮지 않나. 널 위해 미루고 미뤘지만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법이지…… 이러고 맞선 내지 상견례하러 쌩 가버림.

    여기서 잠깐 세계관 설명을 하자면 정실부인을 둬도 드래곤이 워낙 권력의 정점이다 보니 낮은 번식률을 커버하기 위해 첩을 개많이 두는 게 허용되어 있어서(근데 정작 용 혼혈은 몇 없음. 드래곤의 성질이 발현되려면 일단 알에서 태어나야 하는데 보통 번식률이 높은 종족은 태생이고, 태생인 첩을 들이면 걍 마력 높은 첩 종족 아이가 태어나는 데다 태생이 알 낳기는 진짜 힘들어서…… 그래서 번식용 첩은 난생, 인조이 첩은 태생이라는 인식이 있음) 캐스가 진짜 정실 부인을 받는다고 해도 딘을 첩으로 둘 수 있음. 바로 이 첩을 많이 둬도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는 점이 지금껏 캐스를 이상한 놈으로 만들어 왔음.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달려올 괴물이 수 천 수 만인데 웬 이상한 잡종 늑대 하나한테 꽂혀서 이십 년 가까이 꼴아박은 건 어린 용이 할 만한 일이 아니기 때문…… 원래 드래곤은 어릴 때부터 섹스에 눈을 떠서 알 만들 준비를 하다가 성인 되면 바로 결혼해서 알 낳기 시도하고 이십대 후반이면 어떻게든 번식해보려고 섹스 머신이 되어있어야 하는데(예: 가브리엘 발타자르) 캐스는 브레이브 울프에 눈이 돌아가서 순결을 지키고 있는 거임. 성욕이 피크 찍어야 할 시기에.

    캐스는 딘한테 이런 상류 괴물 사회 이야기는 하나도 안 해줬기 때문에 딘은 그런 인식이 있는지 하나도 모름. 가뜩이나 딘은 바닥 깔아주는 최하위 계층이라 첩에 어색한데 심지어 일평생 반려를 하나만 두는 헌신적인 늑대인간이기까지 해서 캐스가 이번에 결혼하면…… 나랑은 끝이다…! 근데 캐스를 놓치면 난… 죽을 때까지 혼자…… 혼자는 외로워… 시러…! 이런 세뇌당한 사고방식을 거치게 됨.

    맞선 당일. 친구가 친절히 자기 맞선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도 못한 딘은 허겁지겁 캐스를 따라가서 쪠발 나를 받아줘 캐스ㅠㅠ 눈물의 애원을 하고 캐스는 속으로 함박웃음 지으면서도 겉으로는 굉장히 힘든 결단을 내린 척 맞선상대에게 나는 이미 애인이 있어어 미안. 하고 딘을 데리고 나감. 이건 다 짜고 치는 고스톱임. 딘이 자길 따라올 걸 예측한 캐스가 맞선 상대였던 요정용 길다에게 이런 일이 있을 테니 협조한 거. 어차피 길다도 순수한 혈통을 잇느니 하는 개소리 듣고 온 거라 캐스한테 1도 관심 없고 드래곤에 관심있는 요정인 찰리를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바로 캐스를 돕기로 함ㅋㅋ 길다는 찰리랑 행복해지고 캐스는 딘이랑 행복해지고 일석이조.

    길다를 차고 딘을 정식 부인으로 올린 캐스가 장안의 화제가 안 될 리 없음. 바로 다음 드래곤 회의에서 네가 성인 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종족 개체수에 이바지해야 하고 어쩌고 하는 잔소리를 자기한테 흠씬 박혀서 지쳐 잠든 딘 사진을 보면서 듣다가 딘이 아이를 많이 낳으면 되는 일 아닌가? 우리는 이미 최소 세 명의 알을 낳기로 했다. 이래서 뭐… 그럼 됐음. 하고 스무스하게 넘어감. 성인이 되는 순간 드래곤끼리는 크게 간섭 안 함. 간섭했다가 싸움나면 대륙 날아가서……

    다른 괴물 피가 진하면 혼혈이나 낳는 쪽 종족 따라갈 확률이 높은데 딘은 피 연한 잡종 늑인이라 알 잘 낳았을 듯. 어렸을 때부터 캐스 페로몬에 푹 절여져서 산 덕분도 있고. 발정기 비정기적으로 왔다 안 왔다 하다가 캐스랑 반려되고 나서부턴 정기적으로 봄하고 가을 일 년에 두 번 옴. 결혼하면서 캐스가 딘이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마법으로 내부 공사를 해줘서 호르몬이 잡혀기 때문. 갑자기 구멍 하나 더 생겨서 0ㅁ0?? 하고 놀라는 딘 너무너무 귀여워서 캐스는 그날 딘의 새로운 아다를 떼줬다. 드래곤은 언제 알 낳을지 몰라서 성욕 사라지는 이삼백살 이전엔 토끼처럼 만년발정 상태라서 딘은 캐스가 발정났다는 헛소리를 하며 흠씬 박을 때마다 얌전히 다리를 벌려줘야 했다(ㅋㅋㅋ)

    그렇게 결혼한 지 5년. 그러니까 열번의 시행착오를 거쳐서 딘이 발정기 끝났으니까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하고 싹싹 빌고 잇자국과 울혈로 울긋불긋한 몸을 후들후들 떨면서 침대 위로 기어서 도망갈 때 세 번 정도 더 싸주면(=딘이 눈 돌아가서 기절할 때까지 박으면) 알이 생길 확률이 높다는 걸 알아낸 캐스는 그 지식을 활용해 백 년이 넘는 결혼 생활 동안 최소 숫자였던 3개를 훌쩍 넘은 5개나 알을 낳았음.

     

    댓글

전체 글 보기